밑바닥부터 시작하는 AI 코딩 에이전트 구축: 기본 원리부터 실전 구현까지
1.0 서론: 왜 프레임워크 시대에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오늘날 AI 에이전트 개발 생태계는 LangGraph와 같이 강력하고 추상화된 프레임워크들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지만, 동시에 시스템의 내부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를 멀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디버깅을 어렵게 만들고, 예기치 않은 동작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하는 ‘기술 부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AI 에이전트 개발이 마법이 아닌, 명확한 원칙 위에 세워진 엔지니어링의 영역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LangGraph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사용하기에 앞서, 바닐라 파이썬과 같은 기본 도구로 에이전트의 핵심 로직을 ‘밑바닥부터(From Scratch)’ 구현해보는 접근법의 전략적 중요성을 역설할 것입니다. 이 방식은 AI 에이전트의 핵심 구성 요소인 LLM의 의사결정 과정, 툴 콜링의 실체, 그리고 컨텍스트 관리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며 단단한 기본기를 다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본 가이드는 AI 에이전트의 근본적인 개념부터 시작하여 핵심 작동 원리를 분석하고, 에이전트의 두뇌 역할을 하는 기술 요소들을 파헤칩니다. 이후, 실제 코딩 에이전트를 밑바닥부터 구현하는 단계별 가이드와 체계적인 평가 방법론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프레임워크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원리를 꿰뚫어 보고, 어떤 문제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진단하고 제어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2.0 AI 에이전트의 본질 이해하기: 대리인에서 지능형 시스템까지
AI 에이전트라는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그 어원을 살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사전에 ‘에이전트(Agent)‘를 검색하면 ‘대리인’, 즉 나를 대신하여 어떤 일을 처리해 주는 존재로 정의됩니다. AI 에이전트는 이 개념을 확장하여, 그 ‘대리인’의 역할을 지능을 가진 AI 시스템이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자가 고수준의 목표(예: “최신 AI 논문을 요약해 줘”)를 제시하면, 에이전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저수준의 작업들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지능형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AI 에이전트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입니다.
2.1 에이전트의 세 가지 핵심 활동
인간 ‘대리인’이 우리의 요청을 처리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AI 에이전트의 작동 방식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세 가지 핵심 활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상황 파악 (Contextual Understanding)
- 인간 대리인: 요청을 받으면, 먼저 요청의 배경과 맥락을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 준비를 도와줘”라는 요청에는 어떤 회의인지, 참석자는 누구인지, 필요한 자료는 무엇인지 등의 상황 정보가 필요합니다.
- AI 에이전트: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요청을 받으면 현재 주어진 정보와 세상에 대한 지식(외부 도구를 통해)을 바탕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맥락을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파일 시스템을 조회하거나 웹 검색을 통해 부족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 의사 결정 (Decision Making)
- 인간 대리인: 파악된 상황을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행동 계획을 수립합니다. “먼저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그 다음 요약 보고서를 작성한 후, 마지막으로 회의록 초안을 만들자”와 같은 결정을 내립니다.
- AI 에이전트: LLM을 두뇌로 사용하여 다음 행동을 결정합니다. 주어진 컨텍스트와 사용 가능한 도구 목록을 바탕으로, “먼저
search_papers도구를 호출하여 논문을 검색해야겠다”와 같은 구체적인 행동을 ‘생각’해냅니다.
- 실행 (Action)
- 인간 대리인: 수립된 계획에 따라 실제 행동에 나섭니다. 컴퓨터로 자료를 검색하고, 워드 프로세서로 문서를 작성하는 등의 물리적 또는 디지털적 행위를 수행합니다.
- AI 에이전트: 의사결정 단계에서 선택한 ‘도구(Tool)‘를 실제로 호출하여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합니다. 이는 파일 시스템에 파일을 쓰거나, 브라우저를 제어하여 웹사이트 정보를 가져오는 등의 구체적인 작업으로 나타납니다.
결론적으로 AI 에이전트는 인간 대리인의 핵심 활동을 LLM의 지능을 통해 자동화하고 확장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2.2 AI 에이전트의 작동 원리: 핵심 루프(Loop) 분석
AI 에이전트의 작업 처리 과정은 단 한 번의 실행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최종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상황 파악, 의사 결정, 실행, 그리고 피드백의 과정을 반복하는 순환 구조, 즉 **핵심 루프(Core Loop)**를 통해 작동합니다.
이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 사용자 요청 접수: 사용자가 “라마 3 논문을 찾아서 성능 평가 부분을 요약해 줘”와 같은 초기 목표를 전달하며 루프가 시작됩니다.
- 의사 결정 (Decision Making): AI 에이전트(LLM)는 현재까지의 대화 기록(메시지 스택)과 사용 가능한 도구 목록을 바탕으로 다음 행동을 결정합니다. “요청을 보니 먼저 논문을 검색해야겠어.
search_archive도구를 사용하자.” 와 같은 ‘생각’을 생성합니다. - 행동 (Action): 결정된 사항을 실행에 옮깁니다.
search_archive(query="Llama 3 paper")와 같이 실제 함수(도구)를 호출하여 외부 환경(예: 아카이브 검색 API)과 상호작용합니다. - 피드백 (Feedback): 행동의 결과를 다시 시스템으로 가져옵니다. 검색 API로부터 “아카이브 ID ‘2404.12345’를 찾았습니다”와 같은 결과(관찰)를 반환받습니다. 이 피드백은 새로운 정보가 되어 메시지 스택에 추가됩니다.
- 루프 지속 또는 종료: 에이전트는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과 새로운 피드백을 종합하여 사용자의 초기 요청이 완전히 충족되었는지 판단합니다.
- 지속: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면(예: “이제 찾은 논문 ID로 내용을 파싱해야지”), 2단계로 돌아가 루프를 계속 반복합니다.
- 종료: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판단되면, 전체 과정을 요약하여 사용자에게 최종 응답을 생성하고 루프를 종료합니다.
이처럼 루프가 반복될수록 의사결정, 행동, 피드백의 결과가 메시지로 계속 쌓이게 됩니다. 이 누적된 정보 더미 속에서 LLM이 길을 잃지 않고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관리하는 기술이 바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핵심 과제입니다.
3.0 에이전트의 두뇌: LLM, 툴 콜링, 그리고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AI 에이전트의 지능은 단순히 강력한 LLM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LLM이 에이전트의 ‘의사결정 엔진’으로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적인 기술 요소가 필수적입니다. 바로 **‘툴 콜링(Tool Calling)‘**과 **‘컨텍스트 엔지니어링(Context Engineering)‘**입니다. 툴 콜링은 LLM의 ‘생각’을 실제 세상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며,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에이전트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목표를 잃지 않도록 기억을 관리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조타수 역할을 합니다. 이 두 가지를 이해하는 것이 성공적인 에이전트 구현의 첫걸음입니다.
3.1 마법이 아닌 학습의 산물: 툴 콜링의 실체
툴 콜링 기능은 마치 LLM이 마법처럼 함수를 이해하고 호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철저히 학습된 텍스트 생성 능력에 기반합니다. LLM은 함수 객체를 직접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함수를 호출해야 한다는 ‘의도’를 정해진 형식의 텍스트(주로 JSON)로 생성하도록 훈련받았을 뿐입니다.
- 학습 과정: 모델은 학습 과정에서 수많은 예제를 통해 훈련됩니다. 시스템 프롬프트, 현재 사용 가능한 도구 목록, 그리고 **주어진 문제(사용자 입력)**라는 세 가지 정보를 종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도구를 어떤 인자와 함께 호출해야 하는지에 해당하는 텍스트를 생성하도록 학습됩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주어진 문맥에서 가장 적절한 다음 텍스트를 예측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 텍스트로서의 도구: LLM에게 파이썬 함수는 실행 가능한 코드가 아니라, 그 구조와 설명이 담긴 ‘텍스트’ 덩어리일 뿐입니다. 함수의 시그니처(
def search(query: str))와 설명문(# query에 해당하는 내용을 검색합니다)은 JSON과 같은 정형화된 텍스트로 변환되어 모델에 입력됩니다. 이것이 바로 사용 가능한 도구가 많아질수록(입력 텍스트가 길어지고 복잡해질수록) 모델이 혼란을 겪고 성능이 저하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 개발자의 역할: LLM이
{"tool_name": "search", "arguments": {"query": "Llama 3"}}와 같은 텍스트를 생성하면, 이것을 해석하고 실제 파이썬의search()함수를 실행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발자의 코드(프로그래머)의 몫입니다. LLM은 호출 ‘요청’을 생성할 뿐, 실제 ‘실행’은 개발자가 구현한 로직이 담당합니다.
3.2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vs.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에이전트 개발에서 ‘프롬프트’와 ‘컨텍스트’는 종종 혼용되지만, 명확히 구분해야 할 중요한 개념입니다.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Prompt Engineering): 주로 에이전트 작업의 시작점에 관여합니다. 사용자의 초기 지시사항이나 시스템의 역할(페르소나)을 LLM이 명확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기술입니다. “당신은 유능한 코딩 전문가입니다. 다음 요청을 단계별로 처리해주세요.”와 같이, 모델이 올바른 방향으로 첫발을 내딛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Context Engineering): 에이전트의 작동 루프가 반복되는 과정 전체에 관여합니다. 루프가 돌 때마다 쌓이는 메시지들(LLM의 의사결정, 도구 호출, 도구 실행 결과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컨텍스트가 무한정 길어지면 LLM은 초기의 목표를 잊어버리거나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Pruning)하거나, 중복된 정보를 통합(취합)하고, 여러 메시지를 하나의 의미로 요약(Compression)하는 등의 기법을 통해 LLM이 항상 최적의 정보량을 바탕으로 올바른 다음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컨텍스트를 관리하고 LLM의 동작을 세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어려움이 바로,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며 단계별로 검증할 수 있는 ‘밑바닥부터’의 구현 방식이 강력한 이유입니다.
4.0 실전! AI 코딩 에이전트 ‘밑바닥부터’ 구현하기
이제 이론을 넘어, 실제 AI 코딩 에이전트를 밑바닥부터 구현하는 단계로 나아가겠습니다. 제가 실무에서 디버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LLM 기반 시스템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입니다. 프레임워크는 편리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수많은 추상화 계층을 파헤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밑바닥부터’ 접근하는 방식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명확하게 통제할 수 있게 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지점에서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진단하고 수정하는 디버깅을 극도로 용이하게 만듭니다.
물론 여기서 ‘밑바닥부터’란 모든 것을 재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임워크의 깊은 추상화 계층 없이 에이전트의 핵심 루프와 상태 관리를 직접 제어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는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4.1 핵심 원칙: “모든 것은 무한 루프(While Loop)다”
AI 에이전트 시스템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최종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 반복되는 무한 루프(While Loop)“**와 같습니다. 이 루프 안에서 에이전트는 다음과 같은 흐름을 따릅니다.
- 현재까지의 메시지 스택을 LLM에 전달하여 다음 행동을 결정하게 합니다.
- LLM이 툴 호출을 결정하면, 해당 툴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메시지 스택에 추가합니다.
- LLM이 최종 답변 생성을 결정하면, 루프를 탈출하여 사용자에게 결과를 반환합니다.
이 단순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밑바닥부터 구현하는 첫걸음입니다.
4.2 구현 단계별 가이드
에이전트를 밑바닥부터 구현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은 논리적 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Step 1: 텅빈툴(Empty Tool) 정의하기
- 목표: 실제 기능을 구현하기 전에, LLM이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툴을 ‘호출하기로 결정’하는 능력 자체를 순수하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 방법: 실제 로직 없이 함수의 시그니처와 설명문(docstring)만 갖춘 ‘가짜’ 툴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def write_file(path: str, content: str): """지정된 경로에 내용을 가진 파일을 생성합니다.""" pass와 같이 정의합니다. 혹은 단순히 고정된 문자열(예: ‘Tool Executed Successfully’)을 반환하도록 만들어, 툴 호출 후 피드백이 메시지 스택에 쌓이는 과정까지 모방할 수 있습니다. 툴의 실제 실행 로직과 무관하게, LLM이 이 설명문과 시그니처만 보고도 “파일을 써야겠다”는 요청에write_file툴을 호출하려 하는지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툴 실행에 드는 비용이나 시간 없이 LLM의 의사결정 능력만을 빠르고 저렴하게 검증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 Step 2: 메시지 스택 관리
- 목표: 에이전트의 ‘기억’을 담당하는 메시지 리스트의 구조를 이해하고 직접 제어하는 것입니다.
- 방법: 파이썬의 리스트(list)를 사용하여 메시지 스택을 관리합니다. 사용자의 초기 요청, 시스템 프롬프트가 먼저 추가됩니다. 그 후, LLM의 응답(툴 호출 결정)과 해당 툴의 실행 결과(피드백)가 하나의 **‘쌍(pair)‘**을 이루어 순차적으로 리스트에 추가되는 구조를 구현합니다. 이 스택을 직접 들여다보며 정보가 어떻게 누적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디버깅의 핵심입니다.
- Step 3: 목업 데이터(Mock-up Data)를 활용한 점진적 테스트
- 목표: 전체 루프를 한 번에 실행하며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를 피하고, 각 단계를 통제된 환경에서 검증하는 것입니다.
- 방법: 실제 툴을 호출하는 대신, 툴이 반환할 법한 결과를 미리 텍스트(목업 데이터)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웹 검색 툴을 테스트할 때 실제 API를 호출하지 않고, 미리 준비해 둔
"검색 결과: 라마 3는 메타 AI에서 개발한 최신 언어 모델입니다."와 같은 텍스트를 툴의 실행 결과인 것처럼 메시지 스택에 주입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 컨텍스트가 특정 길이와 내용으로 쌓였을 때, LLM이 우리가 기대하는 다음 결정을 내리는지 단계별로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밑바닥부터 구현하고 철저히 검증한 핵심 로직은 나중에 LangGraph와 같은 프레임워크로 이전(포팅)하기 매우 쉽습니다. 각 단계에서 검증된 함수와 프롬프트를 프레임워크의 노드(node)에 그대로 이식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름길입니다.
5.0 내가 만든 에이전트,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에이전트 개발은 단순히 ‘작동하게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다양한 예외 상황에서도 얼마나 강건하게 동작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평가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시스템의 모든 구성 요소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밑바닥부터’의 접근 방식은 평가 단위를 세분화하여 문제의 원인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5.1 평가의 세 가지 수준
에이전트 시스템의 평가는 그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이 등장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하나의 거대 에이전트가 수백 개의 도구와 방대한 컨텍스트를 관리하는 대신, 특정 작업에 특화된 도구 집합만 갖는 여러 개의 소규모 에이전트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여, 우리는 평가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수준으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엔드투엔드(End-to-End) 평가: 가장 상위 수준의 평가로,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사용자의 최종 목표를 만족시켰는지를 측정합니다. “쇼핑 리스트에 있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모두 담았는가?” 와 같이, 내부 과정과 상관없이 최종 결과물의 성공 여부만을 판단합니다.
- 에이전트 단위 평가: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에서 각 개별 에이전트가 자신에게 주어진 하위 임무를 잘 수행했는지를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검색 에이전트’는 정확한 정보를 찾아냈는지, ‘요약 에이전트’는 그 정보를 충실히 요약했는지를 각각 독립적으로 검증합니다.
- 도구 단위 평가: 가장 세밀한 수준의 평가로, 특정 상황에서 에이전트가 우리가 기대했던 순서대로 적절한 도구를 호출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논문 이름만 주어졌을 때, 첫 번째 단계로 반드시
search_paper_id도구를 호출했는가?” 와 같이, 논리적 흐름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5.2 평가 방법론: 하드 이밸류에이션 vs. 소프트 이밸류에이션
평가의 ‘무엇을’ 정의했다면, 이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핵심 평가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평가 방법론 | 설명 | 장점 | 단점 |
| 하드 이밸류에이션 (Hard Evaluation) | 정답(Ground Truth)이 명확하게 정의된 검증 가능한 평가. (예: 특정 키워드 포함 여부, 아카이브 ID 추출 성공 여부) | 신뢰도가 높으며, 일단 하나의 정답(Ground Truth)을 정의하면 패러프레이징, 노이즈 추가 등의 기법으로 수많은 테스트 케이스를 합성(뻥튀기)하여 시스템의 강건성을 자동으로 평가할 수 있음. | 초기 그라운드 트루스 데이터셋을 정의하고 구축하기가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함. |
| 소프트 이밸류에이션 (Soft Evaluation) | 다른 LLM을 심판(Judge)으로 사용하여 응답의 품질을 정성적으로 평가. | 데이터셋 구축 없이 빠르게 평가를 진행할 수 있음. | 평가자 LLM의 종류(GPT-4, Claude 등), 프롬프트, 태스크에 따라 관대함과 엄격함의 편향이 존재하여 신뢰성에 위험 부담이 있음. |
성공적인 에이전트 개발을 위해서는 이 두 가지 평가 방법을 모두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소프트 이밸류에이션’으로 빠르게 방향성을 탐색하고,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핵심 기능에 대해 ‘하드 이밸류에이션’ 데이터셋을 구축하여 신뢰도를 확보하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평가 과정은 밑바닥부터 구현하며 수동으로 검증할 수도 있지만, LangSmith와 같은 전문 플랫폼은 이 과정을 자동화하고 체계적으로 추적 및 관리하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6.0 다음 단계: 전문 프레임워크(LangGraph)로의 전환
‘밑바닥부터’의 접근법을 통해 에이전트의 핵심 로직과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검증했다면, 이제는 그 아이디어를 프로덕션 수준으로 확장하고 고도화할 시점입니다. 바로 이 단계에서 LangGraph와 같은 전문 프레임워크로의 전환이 전략적인 가치를 갖습니다. 밑바닥에서 다진 단단한 기초 위에서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강력한 도구들을 활용하면, 개발 속도와 시스템의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6.1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
LangGraph와 같은 전문 프레임워크는 단순히 코드를 줄여주는 것을 넘어, 복잡한 에이전트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여러 핵심 가치를 제공합니다.
- 워크플로우 최적화: 에이전트의 작동 흐름을 노드(Node)와 엣지(Edge)로 구성된 그래프 구조(DAG)로 시각화합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로직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특정 작업들을 병렬로 처리하는 등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하기 용이합니다.
- 상태 및 세션 관리: 에이전트가 여러 턴에 걸쳐 작동할 때, 각 노드에서 생성된 결과를 자동으로 저장(캐싱)하고 관리합니다. 이를 통해 특정 단계에서 실패했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 없이, 문제가 발생한 지점으로 돌아가 재실행하는 등 복잡한 상태 관리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 강력한 생태계와 배포: 랭체인(LangChain)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수많은 사전 구현된 도구들과 손쉽게 통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랭스미스(LangSmith)와 같은 MLOps 플랫폼과 연동하여 에이전트의 실행 과정을 추적(tracing), 평가하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서비스로 배포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 체계적인 실험 관리: 성공적인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하이퍼파라미터 조합을 실험해야 합니다. 어떤 LLM 모델을 쓸지, 텍스트를 어떤 크기로 나눌지(Chunk Size), 어떤 검색 전략을 사용할지 등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고, 최적의 성능을 내는 조합을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7.0 결론: 기초가 튼튼한 AI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제언
본 가이드를 통해 우리는 AI 에이전트 개발이 ‘마법’이 아닌, 명확한 논리와 체계적인 검증 위에 세워져야 하는 엔지니어링의 영역임을 확인했습니다. 화려한 프레임워크의 기능에 매료되기 전에, 에이전트가 어떻게 생각하고(의사결정), 행동하며(툴 콜링), 기억하는지(컨텍스트 관리) 그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접근법은 단순히 코드를 더 많이 작성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이 아닙니다. 이것은 시스템의 모든 요소를 내 손으로 통제하며, LLM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구성 요소의 행동을 가장 확실하게 디버깅하고 검증하는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특히 LangChain과 같은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수백 가지의 도구들은, 특정 LLM 모델에서 테스트되었다는 숨겨진 의존성을 가집니다. 이는 기존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와 달리, 내가 사용하려는 모델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작동하지 않을 위험을 내포합니다. 밑바닥 접근법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가 사용하는 환경에서 도구가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보장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깊이 있는 이해와 단단한 기본기는, 이후 LangGraph와 같은 고도화된 프레임워크를 만났을 때 그 도구를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AI 에이전트 개발의 여정은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됩니다. 기초가 튼튼할 때, 비로소 더 높고 복잡하며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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